최근 뉴스에선 연일 ‘미세먼지’ 주의보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우리 집 공기청정기의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 수치는 ‘좋음’ 상태에서 요지부동이다.[1] 노파심에 후후 입김을 불어봐도, 미세먼지 수치는 여전히 그대로다. 정말 우리 집안 공기가 깨끗한 걸까?

건강이 좋지 않을 때 우리 몸은 미리 이상 신호를 보낸다. 마찬가지로 가전제품도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신호’를 보낸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공기청정기의 ‘SOS 시그널’. 미리 알고 대비하면 언제나 맑은 실내공기를 지킬 수 있다. 소비자의 실제 사례들로 공기청정기 이상 신호 해결법을 알아봤다.

[1] 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지름이 10㎛ 이하인 미세먼지(PM10), 지름이 2.5㎛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15이하일 때 ‘좋음’으로 표시한다.

요즘 공기청정기는 실내 ‘미세먼지의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표시한다. 혹시 이 숫자가 오랜 시간 변하지 않는다면? A4 용지 한 장으로 손쉽게 문제를 진단할 수 있다.

A4 용지는 찢었을 때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A4 용지를 먼지를 감지하는 ‘먼지센서(레이저PM센서)’ 가까이에 대고 천천히 찢어보면, 공기청정기의 미세먼지 농도 수치가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만약 농도 수치가 바뀌지 않는다면? ‘먼지 센서’가 이탈했거나 센서의 전기선이 끊어졌을 확률이 높으니 수리해야 한다.

참고로, 가정용 고급 휴지는 찢었을 때 미세먼지가 나오지 않도록 제조 공정 과정 중에 미리 처리된 것이 많으니, A4 용지를 활용하자.

▲ 미세먼지 농도 수치를 표시하는 삼성전자 큐브 공기청정기[2]
[2](제품에 표시되는 먼지농도는 사용 장소, 사용 환경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음. 실시간 측정값이기 때문에 환경부 수치(1시간 또는 24시간 평균 측정값을 기준)와 다를 수 있음.)

▲먼지를 감지하는 ‘먼지센서(레이저PM센서)’와 냄새를 감지하는 ‘가스센서’

삼성전자 공기청정기는 실내 공기 오염 정도를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의 4가지 단계로 분류해 디스플레이에 표시한다. 공기가 깨끗한 상황에서 외부 냄새가 유입되거나 요리를 한다면, 먼지를 감지하는 ‘먼지 센서’와 냄새를 감지하는 ‘가스 센서’가 오염의 변화를 감지해 청정 라이팅 색상을 바꾼다. 이 ‘청정 라이팅’ 기능은 각 단계를 색상으로 구분해 멀리서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이때, ‘가스 센서’는 사람의 코와 비슷한 원리로 냄새의 ‘변화’를 감지한다. 따라서 실내에 특정 냄새가 계속 머무를 땐 그 냄새를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특정 냄새가 실내에 계속 머문다면, 1~2시간 정도 실내 공기를 환기하는 게 좋다.

실내 공기가 깨끗한 상태임에도 청정 라이팅이 계속해서 빨간색이라면, 센서에 이물질이 끼어있지 않은 지 확인 후 이를 청소해야 한다.

만약 공기청정기에서 ‘틱틱’거리며 무언가 튀는 소리가 난다면? 그저 풍량이 세서 나는 소리겠거니 방치하면 안 된다. 이 ‘틱틱’ 소리는 정전기로 큰 먼지를 잡는 ‘필터 세이버’에 먼지가 많이 쌓였을 때 나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보통 필터 세이버는 한 달에 한 번씩 청소하는 것을 권장한다. 그러나 ‘틱틱’ 소리가 들렸다면, 이미 먼지가 많이 쌓였다는 증거이므로 즉시 청소하는 게 좋다.

이 외에도 공기청정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대개 필터와 관련이 있다. 필터가 먼지로 꽉 차서 막히게 되면 바람이 제대로 빠져나오지 못해 ‘펄럭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필터는 평소에도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적기에 교체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가 가능한 필터는 극세 필터와 필터 세이버. 필터 세이버는 중성세제를 첨가한 미온수에 30분 담가 놓은 뒤 깨끗한 물로 헹궈 건조 후 사용하면 된다. 극세필터는 청소기 등을 이용해 큰 먼지를 제거하고 미온수로 가볍게 씻어준다. 솔 등으로 문질러 세척하면 극세사 부분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물로만 가볍게 헹궈 그늘에서 말리는 것이 좋다.

▲(좌)극세 필터 · (우)필터 세이버 청소 방법

공기 청정기의 일체형 필터(집진 필터, 숯 탈취 필터)는 집안의 냄새와 먼지를 필터 내에 흡착시키고 가두는 방식으로 실내 먼지를 제거한다. 때문에 필터에서 냄새가 날 수 있다.

맑은 날, 환기가 잘 되는 장소에서 창문을 열고 4~5시간 정도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면 필터의 냄새가 많이 줄어든다. 1시간 이상 강풍으로 운전한 후, 공기 청정기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가 감소했다고 느껴지면 추가로 3시간 정도 강풍으로 작동시킨다. 또한 환기가 잘 되는 그늘에 놓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래도 냄새가 지속해서 발생한다면 필터의 수명이 다한 것이다. 필터 내 오염물질을 가둘 수 있는 공간이 가득 찼기 때문. 필터는 보통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씩 교체하는 것이 좋다.

▲사용 기간에 따른 필터 오염도 변화

가습 기능이 있는 공기청정기에선 때때로 비릿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물이 고여있을 때 잘 번식하는 미생물의 분비물 때문이다. 가습기를 작동시키지 않은 채 장시간 물이 고여있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좋다. 가습기의 물을 채울 때는 남아있는 물은 모두 버리고 새 물을 받으면 비릿한 냄새 예방에 효과적이다. 새 물을 받을 때는 물통을 세척하는 것도 잊지 말자.

가습기능이 있는 ‘삼성전자 블루스카이 6000’은 새 물을 넣으면 자동으로 전기분해 살균을 한다. 정수기 물을 사용하면 살균 기능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수돗물을 사용하는 게 좋다.

전기분해로 살균된 물은 가습기 내부에 있는 부직포 형태의 필터인 가습포를 촉촉하게 적신 후, 자연기화 방식으로 수증기로 분사된다. 물방울이 아닌 필터를 거친 수증기가 분사되기 때문에 물속의 세균이나 미생물이 집 안으로 퍼지지 않는다. 가습포를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세척하는 것이 좋다.

공기청정기를 작동시키면, 내부로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 세균, 곰팡이 포자, 각질 등이 걸러 모아진다. 이 상태로 장시간 사용하지 않으면 습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곰팡이나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 세균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자동운전으로 연속 사용하는 것이 좋고, 공기청정기를 2주 이상 사용하지 않을 때는 필터를 분리해 완전히 건조한 후,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정화하는 ‘공기청정기’는 이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바닥을 청소하는 청소기의 먼지통을 주기적으로 비우는 것처럼, 공기를 청소하는 공기청정기의 필터도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적기에 교체해야 한다. 슬기로운 공기청정기 사용으로 쾌적한 환경을 누려보자.